과정 중에 수료한 선배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과제가 있다. 하지만 내가 공부하던 2005년엔 함께 공부하는 사람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과제가 이루어졌다. 지금보단 과제하기가 조금 더 쉬웠다고 해야할까?
에 근무하는 이영은 군이다. 요상하게 상쾌한 오호라를 뿜어내는 친구로 기억된다. 2005년 그녀가 쓴 나의 소개글을 읽다보면 나보다 내 자신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본 것 같다.
이란 제목으로 나를 인터뷰한 글을 펌한다.
3월 26일,
한겨레 PR 아카데미의 첫 수업 시간.
교실에서는 예사롭지 않은 긴장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어디서나 있을법한자기소개 시간에서 어떻게 나를 효과적으로, 멋지게 알릴 것인가를 고민하던 12기 30명의 표정은 마치 PR이라는 서바이벌 게임에 뛰어든 신병의 그것과도 같았다.
필자 역시 점점 차례가 다가오자 약간의 떨림과 긴장감을 느껴야 했다.
그때. PR 아카데미의 단 10%에 속하는 남성 중에 한 명이자 본인의 바로 옆에 앉아있던 그가 자기소개를 위해 벌떡 일어섰다.
"여기 오신 분들이 다들 미인이라 너무 떨립니다. 하하~저를 쌈쓰! 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어설픈 자세, 어설픈 능청. 그리고, 조용한 교실에 유난히 크게 퍼지는 그의 웃음소리. 솔직히.. 그가 아주 웃긴 개그를 한 것은 아니었다. 아주 웃긴 얼굴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의 실없는(?) 소개에 어느새 굳은 표정을 풀고 하하 소리 내어 웃고 있었다.
이기삼은 그렇게 빈틈 많고, 유쾌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왔고 모두들 그를 쌈쓰라고 부르며 호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필자와 그와의 인연은 아카데미 12기 동기들 사이에서도 조금 더 특별했던 것 같다.
첫 시간 옆자리에 앉은 것 이외에도, 무작위로 뽑은 조 편성에서 같은 조가 되었고, 이후에는 다른 조의 사람들과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인터뷰파트너까지도 둘이 함께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3주의 시간들..
만나는 숫자가 늘수록 그는 애초의 어눌한 분위기와는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는 의외로 과묵했고 차분했으며, 따뜻했다.
필자는 인터뷰를 통해 들은 그의 짧은 이력에서 더 많은 면모를 찾아낼 수 있었다.
이기삼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인이 되었다.
문제 많고 탈도 많은 학창 시절을 보낸 그에게 남은 것은 잡초같은 근성, 그 하나였고 그림과 컴퓨터에 남다른 재능이 있음을 깨달은 후에야 이제 시작이다라는 결심으로 디자인스쿨에 등록, 그곳에서 살다시피하며 미친듯이 공부했다.
그리고 3년 여의 시간..해군으로(그 중에서도 힘들다는 직책만 골라가며) 군 복무를 마친 후에야 그는 불현듯 대학이란 곳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대학생의 신분을 거치지 않은 사람들이 느껴야만 하는 열등감, 혹은 설움이 싫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는 대학을 다니고, 편입을 하고..
결국에는 대학원에까지 진학했다.
늦게배운 도둑질이 그에겐 '홍보학'이라는 학문이었던 것이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단돈 300유로(한화 약 39만원)를 가지고 유럽을 여행했던 추억을 꼽았다.
그 때에도 그의 자학적인(?) 면모는 유감없이 발휘되었을 것이다.
공원에서 침낭을 덮고 자다 보호소까지 끌려갔던 기억이 지금에 와서는 웃음만 나오는 추억이라고 태연히 말하는 그를 보며 역시 평탄한 인간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는 앞으로도 평탄한 삶을 살 수 없을 것만 같다.
계속 새로운 목표를 찾아내어 온 몸으로 부딪히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랬다.
물렁물렁하고 어눌할 것만 같은 그의 웃음 뒤에는 어떤 위기도 이겨낼 만한 독종의 기질이 가득 가득 풍겨나고 있었다.
그가 CEO로 있는 P.I.E communications 내에서 이기삼은 과묵한 조언자다.
자신의 말보다 구성원들의 생각을 우선적으로 들어주는 그의 모습 때문에 팀원들은 든든한 후원자를 얻은 기분으로 열심히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기삼을 다른 각도로 살펴 보아야 한다.
그의 지난 이력에 비추었을때, 이기삼은 다분히 욕심꾸러기요, 모험가이며, 긍정적인 사람이다.
그는 능력있는 PR인이 될 것이고, 그때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어눌하게 웃어댈 것이다.
필자는 그가 그만의 것을 찾기 위해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싶다.
원하는 것은 꼭 해내고야 말 그의 근성은 언젠가 반드시 그만의 무엇(SSAM's something)을 일구어 낼 것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료출처 싸이월드 PR아카데미 클럽 게시판